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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독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호랑사과 2013. 9. 1. 15:25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비채 | 2011-11-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 30년 하루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상실의 시대’, ‘1Q84’, 그리고 최근에 발표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여러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쓴 짧은 글들을 책으로 엮어 이 잡문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주관적인 여러 생각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문해설, 인사말 및 메시지, 인물에 관한 이야기, 눈으로 본 것, 마음로 생각한 것, 인터뷰, 짧은 픽션, 소설을 쓴다는 것 등 순으로 짧은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명 깊었던 대목들이 많은데 몇 가지를 뽑자면


  원고지 4매 이내로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 예를 들어 굴튀김에 관해 원고지 4매 이내로 쓰는 일은 가능하겠죠. 그렇다면 굴튀김에 관해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굴튀김에 관한 글을 쓰면, 당신과 굴튀김의 상관관계나 거리감이 자동적으로 표현되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끝까지 파고들면 당신 자신에 관해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이른바 나의 ‘굴튀김 이론’입니다. (p.23)


  가오리씨,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대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p.87)


  “새로운 음은 어디에도 없어. 건반을 봐, 모든 음은 이미 그 안에 늘어서 있지. 그렇지만 어떤 음에다 자네가 확실하게 의미를 담으면, 그것이 다르게 울려퍼지지. 자네가 해야 할 일은 진정으로 의미를 담은 음들을 주워 담는 거야.” - 텔로니어스 멍크

  소설을 쓰면서 이 말을 자주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 그 어디에도 새로운 말은 없다. 지극히 예사로운 평범한 말에 새로운 의미나 특별한 울림을 부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놓인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드넓은 미지의 지평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는 비옥한 대지가 개척을 기다리고 있다. (p.407)


  이 책을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지만 이 책만 읽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매료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나 좋아하시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