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사과

신곡 -연옥편- - 단테 알리기에리 본문

일상/독서

신곡 -연옥편- - 단테 알리기에리

호랑사과 2013. 10. 15. 19:58



신곡 : 연옥편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8-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선과 악, 죄와 벌, 정치와 종교, 문학과 철학, 신화와 현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편 지옥편에 이여 온갖 벌은 받는 죄인들을 보며 지옥을 빠져나온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천국에 오를 준비하는 연옥에 다다른다. 여기서는 인간 영혼이 정화되는 곳이기에 지옥에서 올라온 죄인들은 언젠가 다가올 구원의 순간을 갈구하는 참회와 회개를 한다.

 

  다섯 번째 단지에 섰을 때 나는 바닥에 너부죽이 엎드려 얼굴을 숙인 채 눈물을 흘리는 영혼들을 보았다. “내 영혼이 바닥에 붙었다!” 무거운 한숨과 함께 저들의 말이 들릴 듯 말 듯 들려왔다. (p.172)

 

  순례자인 단테는 죄인들과 대화를 하며 앞으로 가야할 길을 걸어간다. 도중에 스타티우스라는 시인을 만나 같이 동행하게 된다. 주석을 인용하자면 스타티우스는 이성과 고전문화를 대표하는 베르길리우스로부터 은총과 계시인 베아트리체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여기서는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나타나 후에 베아트리체와 함께 그리스도의 모습을 하고서 순례자를 인도한다고 한다. 3명은 불꽃이 타오르는 계단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 드디어 베아트리체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베르길리우스는 사라지고 베아트리체는 순례자의 과거를 꾸짖고 더 크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여 죄를 뉘우치게 만든다.

 

  “말해 보세요. 내 말이 맞나요? 말해 보세요. 내가 이렇게 그대를 생각한 만큼 솔직한 고백으로 답해야 해요.” … 그녀는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지금 대답하세요! 당신의 쓴 기억들은 아직 이 강물로도 씻기지 않았으니까요!” … 울먹이며 나는 말했다. “당신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을 때 세상이 내민 허망한 즐거움이 나를 방황하게 했습니다.” (p.275~277)

 

  순례자는 베아트리체와의 대화를 통하여 자신을 뉘우치고 베아트리체의 손을 잡고 스타티우스와 함께 천국으로 가기위한 준비, 에노우에 강물에 몸을 적시는 것으로 연옥편은 끝납니다.

  단테에게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베아트리체와 만났을 때 서로의 만남을 기뻐할 줄 알았는데 베아트리체가 닦달하는 장면을 보고 좀 섬뜩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베아트리체는 천국으로 같이 가기위해 단테에게 그런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연인이 죄를 뉘우치게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드는 사람이나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사람, 요즘같은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단테와 베아트리체, 둘이 어떻게 천국을 갈지 상상하며 마지막 편인 천국편을 읽어봐야겠다.